왜 정체기가 오는 걸까? 몸의 생존 시스템 이해하기
다이어트 초반에는 체중이 비교적 쉽게 빠집니다. 식단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면 체내 수분, 글리코겐, 약간의 지방이 빠지면서 눈에 보이는 수치 변화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일정 시점이 지나면 체중이 멈추는 구간, 즉 ‘정체기’에 진입합니다.
정체기는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 체중 감소를 위기로 인식한 신체가 생존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반응입니다. 몸은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기초대사량을 낮춰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우리 몸이 원시시대부터 굶주림에 대비해 갖고 있는 생존 본능입니다.
또한, 다이어트가 길어질수록 렙틴(포만 호르몬)은 감소하고, 그렐린(식욕 호르몬)은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식욕이 다시 상승하고, 체중은 정체되거나 되레 늘어나기도 합니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더 낮아져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체중이 안 빠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정체기가 왔다는 것은 오히려 몸이 ‘감량에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증거입니다. 이는 체중 감량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정체기 탈출을 위한 전략적 3단계 조정법
정체기를 극복하려면 기존의 식단과 운동 방식을 모두 바꿔줘야 합니다. 여기엔 세 가지 단계별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1. 섭취량과 대사량의 재점검
초기에 설정했던 칼로리 섭취량이 지금의 체중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체중이 줄어들면 필요한 에너지도 줄기 때문에 섭취량을 100~200kcal 정도 추가 감량하거나, 식단 구성 비율(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지나치게 적게 먹고 있었다면 오히려 대사가 떨어져 정체기가 올 수 있으므로, 적절한 리피드업(Refeed Day)을 통해 일시적으로 탄수화물을 늘리는 것도 전략입니다. 이렇게 하면 렙틴 수치를 높이고, 대사를 다시 자극할 수 있습니다.
2. 운동 패턴 변화
매일 같은 운동만 반복하면 몸은 적응하게 됩니다. 정체기에는 강도나 종류를 바꾸는 것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유산소 운동만 하던 사람은 근력운동을 추가하고, 근력운동 위주였던 사람은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시도해보는 방식입니다.
또한, 하루 총 활동량(NEAT, 비운동 활동 열량 소모)을 늘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집안일, 짧은 산책 등 '작은 움직임의 합'이 정체기를 깨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3. 수면과 스트레스 점검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수면입니다. 수면 부족은 체중 정체의 주범입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해 복부지방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매일 최소 7시간의 질 좋은 수면을 확보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정체기 탈출 전략입니다.
다이어트 정체기에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대처법
정체기에는 조급함과 좌절감 때문에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거나 운동을 과하게 늘리는 등 오히려 감량을 망치는 행동을 하기 쉽습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실수와 그에 대한 전문가의 대처법입니다.
①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기
정체기라고 해서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는 건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지나친 칼로리 제한은 대사 저하와 근육 손실을 유발합니다. 오히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해 영양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② 운동을 과하게 늘리기
체중이 안 빠진다고 무리하게 운동량을 2배로 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피로, 근육 손상, 수면 방해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지방 연소에 방해가 됩니다. 정체기에는 운동의 ‘강도’보다 ‘질’과 ‘회복’이 중요합니다.
③ 수분 섭취 소홀
몸이 붓거나 체중이 빠지지 않는다고 물을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분이 부족하면 노폐물 배출이 되지 않아 오히려 붓고, 체중이 더디게 감소합니다. 하루 최소 1.5~2리터의 물을 꾸준히 섭취하세요.
④ 체중계 수치에만 집착하기
정체기에는 체중보다 체지방률, 인바디 변화, 허리둘레, 체형 변화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체중은 변하지 않아도 근육량이 증가하고 체지방이 줄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울, 사진, 옷 핏으로 변화를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결론
다이어트 정체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하지만 좌절이 아닌, 새로운 변화를 줄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단, 운동,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유연하게 조정해보세요. 감량이 멈춘 이유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몸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지금은 다시 한 번 계획을 리셋하고, 더 건강하게 나아갈 타이밍입니다.